2025 KBO 올스타전 ‘베스트12’에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22)이 선정됐다. 출전 경기 수는 고작 27경기, 타석 수도 111타석에 불과했지만, 그는 팬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2년 연속 별들의 잔치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단 투표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해 기량과 인기를 동시에 입증했다. 비록 현재 부상 재활 중이지만, 그의 존재는 숫자와 시간의 제약을 넘어선다.
27경기, 그러나 모두가 기억한 존재감
KBO가 6월 23일 공식 발표한 올스타전 베스트12 명단에서 김도영은 나눔 올스타 3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팬투표에서는 109만 9680표를 받아 2위 송성문(77만5704표)을 크게 따돌렸다. 선수단 투표에서는 LG 문보경(113표)에 이어 단 2표 차로 2위(111표)에 랭크되며 최종 선정됐다.
더욱 놀라운 건 그가 시즌 내내 뛴 주전 선수들과 경쟁해 이룬 성과라는 점이다. 송성문, 문보경, 노시환은 모두 300타석 이상을 소화하고 있는 반면, 김도영은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 수가 크게 줄었다. 하지만 27경기 동안 기록한 성적은 .330(100타수 33안타) 7홈런 26타점 OPS 1.008로, 숫자만 놓고 보면 여전히 ‘넘사벽’이다.
‘별’이 된 슈퍼스타, 다시 일어설 시간
김도영은 지난 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다. 타율 .347,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 OPS 1.067. 정규시즌 MVP, 골든글러브 3루수, 그리고 올스타 베스트12까지 모두 거머쥐며 KBO 최초 1000만 관중 시대의 주역이 됐다. 그만큼 올 시즌 기대치는 높았고, MVP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발목을 잡은 부상은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다. 3월 말 주루 중 왼쪽 햄스트링이 손상돼 한 달 넘게 이탈했고, 5월 중순 복귀 이후 4경기 연속 홈런으로 부활을 알렸지만, 5월 27일 다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번 부상은 전보다 근육 손상이 더 심해 회복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복귀 일정은 정밀검진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팬과 동료가 만든 ‘기적의 표’, 그러나 숙제도 남았다
김도영이 올스타로 뽑힌 것은 단순한 인기 투표 결과가 아니다. 단 27경기로도 그가 남긴 임팩트는 팬들과 동료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별’은 경기 수가 아닌 존재감으로 빛난다는 것을 그는 다시 한번 증명했다.
하지만 그만큼 부상 관리의 중요성도 절실히 드러났다. 이범호 감독 역시 “돌아오면 햄스트링 부상을 반복하지 않도록 훈련 방법을 다각도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도영 본인도 영광스러운 선정에 감사함을 느끼는 한편, 동료와 팬들에게 미안함도 클 것이다. 이젠 그가 할 일은 다시 건강한 몸으로 돌아와, ‘넘사벽’ 실력을 온전히 시즌 끝까지 보여주는 것이다.
마치며
김도영은 ‘몇 경기 뛰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강렬했는가’를 보여주는 선수다. 짧은 시간, 단단한 인상. 올스타 선정은 그가 야구팬에게 어떤 존재인지 증명하는 하나의 결과일 뿐이다. 그러나 부상은 야속하게도 그 모든 것을 지워버릴 수 있다. 김도영이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올 날, KBO의 진짜 ‘별들의 잔치’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