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기는 여름, 바깥은 땀을 뻘뻘 흘릴 만큼 덥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에어컨 바람에 소름이 돋습니다. “사무실이 좀 추운 것 같지 않아요?”—요즘 직장인들이 가장 자주 주고받는 인사말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매일 아침 옷장을 열고 고민하게 됩니다. 어떻게 입어야 하루 종일 무사히 버틸 수 있을까? 여름을 더욱 쾌적하고 스타일리시하게 보내기 위한 몇 가지 현실적인 팁을 소개합니다.
언제나 긴팔 하나쯤은 챙기세요
여름철 실내 필수템 1순위는 단연 긴팔 아이템입니다. 반드시 겉옷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버사이즈 셔츠, 얇은 면 니트, 가디건 등 그날의 스타일에 맞춰 간편하게 걸칠 수 있는 아이템이면 충분하죠. 실내에서는 에어컨 바람을 막는 데 활용하고, 야외에선 어깨에 둘러 프레피한 무드를 연출하거나 허리에 묶어 캐주얼하게 소화할 수도 있습니다. 보기엔 스타일링의 일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능적인 실내 생존템인 셈이죠.
여름철엔 무거운 재킷보다 가볍고 통기성 좋은 소재의 셔츠나 니트가 훨씬 유용합니다. 구김이 덜 가는 원단을 선택하면, 하루 종일 들고 다녀도 걱정이 없습니다. 한여름에도 긴팔 아이템 하나쯤 가방에 챙기는 습관, 지금부터 들여보세요.
땀을 잊게 해줄 이너웨어 선택법
실외 온도는 35도, 체감 온도는 그 이상. 이렇게 더운 날엔 땀이 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불쾌감을 줄이는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이너웨어에 신경 쓰는 것. 빠르게 땀을 흡수하고 건조시켜 체온을 조절해주는 기능성 속옷은 여름철 필수 아이템입니다.
이때 포인트는 두 가지. 첫째는 소재, 둘째는 핏입니다. 흡습속건 기능이 뛰어난 원단—예를 들면 유니클로의 에어리즘처럼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배출하는 기능성 섬유—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피트는 몸에 꼭 맞는 타이트 핏을 고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몸에 밀착되어야만 땀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상의뿐 아니라 바이커 쇼츠 형태의 기능성 하의까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니, 상황에 맞춰 선택지를 넓혀보세요.
때로는 스타일을 잠시 내려놓을 줄도
지금보다 훨씬 덥던 시절, 1988년 영화 <워킹 걸>의 주인공 테스는 출퇴근길엔 흰 운동화를 신고, 사무실에 도착해서야 구두로 갈아신는 똑똑한 선택을 합니다. 이 장면은 스타일뿐 아니라 실용까지 고려한 ‘현대인의 생존 지혜’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죠. 요즘처럼 더운 날씨엔, 상황에 맞는 옷차림을 유연하게 바꿀 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팔, 반바지 없이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날이라면, 오히려 가방에 여분의 긴 바지나 스커트를 챙겨가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실외에서는 더위를 피하고, 실내에선 체온을 지키는 현명한 타협이죠. 옷차림을 ‘완벽하게 하나로’ 해결하려는 생각보다는, 장소와 시간대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선택지를 고민해보세요. 패션이란 결국, 자신을 가장 편안하고 자유롭게 만드는 도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