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라홈(Zara Home)이 벨기에 출신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빈센트 반 두이센(Vincent Van Duysen)과의 네 번째 협업 컬렉션을 공개했다. ‘자라홈+ by 빈센트 반 두이센’은 2022년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프로젝트로, 이번 시즌에는 한층 더 성숙해진 감각과 깊이 있는 조형미로 브랜드의 미학을 재해석한다.
절제와 감각 사이, 시간의 깊이를 담다
이번 컬렉션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존재감을 가진 디자인으로 가득하다. 모더니즘 조형성과 유기적인 감성이 공존하며, 직관적인 선과 부드러운 형태, 그리고 다양한 촉각적 질감이 새로운 공간적 경험을 제안한다. 단순함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언어는 소재와 구조의 대화를 통해 감각의 깊이를 더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나는 지속 가능성을 품고 있다.
각 제품은 계절과 공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단순한 오브제를 넘어 하나의 철학적 이야기로 엮인다. 절제된 디자인은 기능성과 미학 사이의 균형을 통해, 일상에 조용한 영감을 불어넣는다.
중심에 자리한 소파와 데이베드
컬렉션의 중심에는 ‘소파 02(Sofa 02)’가 있다. 가죽 시트와 오크 프레임으로 구성된 모듈형 소파는 시각적으로 간결하면서도 기능적으로 유연하다. 이전 시리즈의 언어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도록 내구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고려했다.
함께 선보인 ‘데이베드 02(Daybed 02)’는 차분하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오브제로, 미니멀한 공간 속에서도 중심을 이루는 존재다. 깊은 안정감과 세련된 실루엣이 조화를 이루며, 감정과 기억을 담을 수 있는 여백을 공간에 남긴다.
오브제의 재해석, 감성을 담은 실루엣
‘라운지 체어 03(Lounge Chair 03)’는 더욱 유기적인 형태로 완성되었다. 곡선과 직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루엣은 부드러운 가죽 쿠션과 만나 직관적인 편안함을 제공한다. 시각적으로도 조용한 존재감을 유지하면서, 사용자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품어낸다.
이와 함께 등장한 ‘사이드 테이블 05(Side Table 05)’는 건축적 감각이 응축된 크롬 스틸 테이블이다. 반사되는 빛과 차가운 금속의 질감은 하나의 조각품처럼 공간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마치 빔(beam)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이 테이블은 간결함 속에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공간에 이야기를 더하는 조명과 러그
‘램프 03(Lamp 03)’는 절제된 형태 속에서 부드러운 빛을 발산하는 포인트 조명이다. 책장 사이, 벽 틈 등 다양한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그 자체로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용성과 감성이 공존하는 이 조명은 공간의 깊이를 시각적으로 확장시켜 준다.
질감이 풍부한 울 소재로 제작된 ‘러그 04(Rug 04)’는 대지의 균열처럼 보이는 표면 텍스처가 특징이다. 그 위를 걷는 순간마다 감각적인 사색을 유도하며, 공간과 사용자의 정서적 연결을 만들어낸다. 단순한 장식이 아닌, 경험의 무대로 기능한다.
삶의 방식에 대한 섬세한 헌사
이번 컬렉션의 마지막은 ‘오브제 06(Object 06)’이다. 이는 디자이너 빈센트 반 두이센이 반려견에게 바치는 헌사로, 형태와 소재를 최소화함으로써 감정을 오롯이 전달한다. 디자인을 통해 삶의 기억과 애착, 그리고 개인적인 서사를 담아낸 이 작품은, 소유를 넘어 공감과 공존의 가치를 제안한다.
감각의 층위를 다시 바라보다
‘자라홈+ by 빈센트 반 두이센’의 네 번째 컬렉션은 반복이 아닌 진화의 기록이다. 절제된 형식과 진정성 있는 소재, 그리고 시간을 넘어서는 미감은 우리의 삶을 다시 보게 만든다. 시선, 촉각, 빛, 그리고 기억—이 모든 감각이 연결되어 하나의 공간을 이룰 때, 디자인은 비로소 삶의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