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어둡지도, 완전히 밝지도 않은 시간. 하늘은 푸른 기운을 띠고 공기는 고요하다. 이른바 ‘블루 아워’라 불리는 이 순간은 신비롭고 은은하다. 배우 정은채와 아르마니 프리베의 만남은 마치 이 순간을 향수로 옮겨 놓은 듯하다. 섬세하면서도 깊이 있는 매력을 지닌 정은채는 아르마니가 사랑하는 블루의 본질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는 인물이다.
블루를 향한 시적 헌사
이번 협업의 출발점은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평생에 걸쳐 사랑해온 색, 블루였다. 아르마니 프리베의 신작 ‘아이리스 블루’는 블루가 가진 투명함과 고요함, 그리고 신비로움을 향수로 풀어낸 작품이다. 정은채는 이 향의 정서와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미지에 녹여냈다.
화보 속 정은채는 시선을 끄는 강렬함보다, 은근히 스며드는 깊이로 보는 이의 감정을 자극한다. 그는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예술적인 뷰티 브랜드로 거듭난 아르마니 프리베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섬세한 감각을 자극하는 아이리스의 잔향
정은채는 “지나치게 진하거나 단조롭지 않은, 부드럽고 섬세한 향이 좋다”고 말한다. 아르마니 프리베 ‘아이리스 블루’는 싱그러운 재스민과 은은한 아이리스가 어우러진 조향으로, 새벽녘의 차분한 분위기를 오롯이 담아낸다. 아이리스의 잔향은 너무 여성스럽지도, 부담스럽지도 않다. 이 균형감은 아르마니 프리베만이 구현할 수 있는 향의 미학이다.
이 향수는 향 자체보다 그 여운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첫 향에서부터 마지막 드라이다운까지, 정은채의 이미지처럼 조용히 다가오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다.
향기를 예술로 완성한 뮤즈
아르마니 프리베는 단순한 향수를 넘어 하나의 예술적 창작물로 존재한다. 최고급 원료, 장인의 조향 기술,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철학까지 담아낸 결과물이다. 정은채는 이 향이 지닌 서사와 철학을 표현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배우로 선택되었다.
그녀의 짧은 머리와 단단한 눈빛, 고요한 카리스마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조화’라는 아르마니의 디자인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향이 지닌 무드와 퍼포먼스를 동시에 시각적으로 구현해낸다.
투명한 푸른빛처럼, 오래 남는 여운
‘아이리스 블루’는 처음에는 그린 노트로 상쾌하게 시작해, 중심에는 아이리스와 재스민이 우아하게 자리잡는다. 마지막은 화이트 머스크가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마무리된다. 푸른 빛을 머금은 수색은 지중해 새벽 공기의 청량함과도 닮아 있다. 단순한 향이 아니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처럼 다가온다.
정은채가 이 향수를 입은 모습은 마치 투명한 유리창 너머의 풍경처럼 맑고도 단단하다. 그녀의 존재는 향이 가진 복합적인 정서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린다.
겨울의 정원과 또 다른 이야기
아르마니 프리베는 ‘아이리스 블루’ 외에도 자연에 대한 시적인 오마주를 담은 또 다른 향, ‘베티베 디베’를 함께 선보였다. 눈이 내린 겨울 정원을 형상화한 이 향수는 베티버의 싱그러움과 차분함이 공존한다. 성별을 초월한 향기라는 점에서, 정은채의 중성적이면서도 우아한 이미지와도 잘 맞는다.
투명한 향수병 안의 깊은 자연은 정은채의 실루엣처럼 맑고도 단아하다. 그 안에서 피어나는 향은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그러나 누구에게나 같지 않은 존재감을 남긴다.
아르마니의 시간 속을 걷는 정은채
정은채는 강인하면서도 부드럽고, 고요하면서도 선명하다. 아르마니 프리베의 철학이 그대로 담긴 듯한 이 배우는 향기와 함께 더 깊은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새벽녘 푸른 하늘 아래에서, 그와 아르마니 뷰티가 어떤 서사를 써 내려갈지 기대해본다.